"겹악재 다 해소됐다"…힘 실리는 美 경제 '연착륙' 전망

입력 2023-06-07 08:58   수정 2023-06-07 09:0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월가에서 미국이 경기침체를 완전히 피해 갈 수 있다는 낙관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은행 위기로 인한 불확실성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 문제까지 해결되면서 위협 요인이 모두 걷혔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다.

7일 CNBC방송 등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 경기가 침체로 들어설 확률을 기존 35%에서 25%로 내려 잡았다.

얀 하지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전망 수정의 배경을 2가지로 설명했다. 그는 “먼저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를 둘러싼 파괴적인 싸움에 따른 ‘꼬리 위험(일회성 사건에서 초래되는 엄청난 규모의 리스크)’이 사라졌다”고 짚었다.

더욱 중요한 변화는 금융 시스템에서 감지됐다는 설명이다. 하지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은행 예금의 유출이 둔화하고, 대출 물량이 유지되고 있으며, 지역은행들의 주가가 안정되고 있다”며 “은행 위기에 따른 리스크는 미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0.4%포인트만큼만 갉아먹을 것이란 기존 추정에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은행 위기는 진정된 차원을 넘어 반전된 상황이다. 미 중앙은행(Fed) 자료에 따르면 은행 예금 규모는 지난달 18~24일 한 주 동안 860억달러(약 112조원) 불어나며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SVB 파산 이후 Fed가 도입한 긴급 대출 규모도 감소하는 흐름이다. 일부 은행이 여전히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받고 있지만, 할인창구(discount window) 활용률은 크게 낮아졌다.



하지우스는 이 밖에도 “실질 가처분 소득의 회복과 더불어 주택 시장이 안정되면서 경기를 상당한 규모로 떠받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예전만큼 전망이 어둡진 않다”며 “여전히 추세를 밑도는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긍정 요인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 경제가 연평균 1.8%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나 Fed 관측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준이다.

이런 전망은 월가에서 차츰 대세로 자리 잡아가는 분위기다. 모건스탠리도 미 경제가 ‘연착륙(soft landing)’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마켓워치는 다수의 경제학자들이 경기침체 진입 예상 시점을 올 연말로 늦추거나, 아예 피해 갈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에서 ‘불황(recession)’이라는 단어의 검색 빈도는 지난해 여름 급증한 뒤 약 1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전미소매협회(NRF)의 잭 클라인헨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이 탄탄하게 유지되고 임금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고물가?고금리 환경을 이겨내고 있다”며 연착륙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지난 5월 미국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 폭은 월가 전망치(19만개)를 큰 폭으로 웃도는 33만9000개에 달했다.

변수는 금리다.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하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기준선 50을 밑도는 등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산업 위축세는 여전하다.

하지우스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도는 점을 고려할 때 Fed는 아마도 7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약 1년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은 ‘걱정의 벽(wall of worry)’를 계속해서 올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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